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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EM] 소프트포크가 불러 일으킬 나비 효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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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e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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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온입니다. 해외 커뮤니티 몇몇 멤버와 상위 증인 다수의 담합으로 어제 실행되었던 소프트포크 사태에 대해서 저스틴썬이 빠르게 피드백을 남겼습니다.

저스틴썬이 자신의 계정에 포스팅을 올리며 Steemit 2.0 타운홀을 제안한 것에 대해 소프트포크를 주도했던 세력(?)들은 언제든지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 조치를 통해 저스틴썬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냈다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는데, 이들은 과연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 일으킬 것인가에 대해서 충분한 계산을 해 본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다음은 제가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최악은 STEEM토큰 홀더보다는 현재의 증인들에게 적용되는 것이며, 그냥 소설일 뿐이라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1. 양자 간의 온도 차이


  • 소프트포크를 지지했던 세력들의 입장에서는 Steemit Inc가 닌자 마이닝을 통해 부당취득한 엄청난 수량의 STEEM이 외부인에게 넘어갔다는 점, 그리고 이 막대한 수량으로 인해 현재의 고착화된 거버넌스에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고 있는 부분이며, 최악의 상황에서는 트론 재단이 상위 20인의 증인들을 모두 자신들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로 갈아 엎어버리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 그런데, 저스틴썬의 입장에서는 스팀 블록체인의 거버넌스를 활용하는 선택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① 증인들을 갈아 엎고 거버넌스를 지배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② 현재의 STEEM 스냅샷을 찍어서 TRC-20 STEEM (또는 TRONIT과 같은 네이밍도 가능하겠죠)으로 토큰 스왑을 하는 옵션도 있습니다. 그래서 소프트포크를 하든 말든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리 신경쓰일 일은 아닙니다.

  • 여기서 질문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트론 재단에서는 스팀 블록체인을 빨리 없애버리고 싶을까요? 언젠가는 그렇게 하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트론재단과 저스틴썬의 입장에서 이번 M&A이슈는 지난 2월 14일 EOS의 VOICE 베타 출시에 대응하여 Steemit을 인수했다는 마케팅 용도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 Steemit Inc에 트론 메인넷 위에 Steemit, 가칭 Tronit을 만들어보라고 제안을 할 수는 있겠지만 Steem체인과 STEEM을 흡수하는 것은, 뭔가 마케팅 리소스가 떨어져갈 무렵이 될 것입니다.

  • 현재의 증인들은 자신들의 지위와 Steem 블록체인 상의 STEEM을 지키는 것이 목표이지만, 저스틴썬과 트론 재단은 크립토씬에 이슈를 만들고, 커뮤니티를 흡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흡수하고자 하는 커뮤니티의 명단에는 쓸데없이 분란을 만들고 목소리만 큰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게 중국의 문화죠.

#2. 체인의 포크


  • 소프트포크를 주도한 서구권 해외 커뮤니티 멤버들은 중국의 문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대 때리고 정중하게 사과를 했는데 상대방이 웃으며 받아주면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다고 생각하는 서구권과는 달리, 중국은 한 대 맞은 것을 절대 잊지 않는 문화가 있죠.

  • 저스틴썬의 재산과 집에 먼저 똥을 투척한 사람들은 이미 블랙리스트로 등록이 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결국 이번의 소프트포크는 필연적인 체인의 포크를 야기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스팀 블록체인은 한 재단이나 기업이 인수되었다고 해서 망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 그런데, 블록체인 생태계는 커뮤니티가 떠나면 자동적으로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노드를 계속 켜놓을 수 있는 자선사업가는 없으니까요.

  • 증인들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만일 트론 재단에서 현재 STEEM스냅샷을 찍고, 이를 TRC20 STEEM으로 바꾸려면 STEEM을 파워다운 한 뒤에 거래소 또는 특정 계정으로 전송하는 트론 재단의 발표가 있을 때, 커뮤니티가 끝까지 현재의 STEEM을 홀딩하게 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지 말입니다.

  • 트론 재단이 체인의 포크를 시작할 때는 커뮤니티가 Old STEEM 대신에 TRC20 STEEM을 선택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아주 강력하면서도 잔인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 Steemit.com은 Tronit.com이 되어 TRC20 토큰으로 PoB가 돌고, Steempeak.com이 지금과 같은 STEEM블록체인의 대표 PoC가 될 수도 있습니다.

  • 근데, 거래소들에 상장되어 있는 STEEM들이 모두 TRC20 STEEM으로 바뀐다면? 커뮤니티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3. 커뮤니티 포크


  • 냉정하게 말해서 트론은 STEEM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Steem 블록체인 기반의 대표 PoC인 Steemit의 PoB시스템이 필요하고, 경험 있는 개발자들이 필요하고, 스팀 블록체인 기반의 활발한 디앱들이 필요하며, 커뮤니티의 확장이 필요합니다.

  • 그래서 스팀 블록체인을 굳이 죽이고 편입하는데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스팀헌트나 스플린터랜드처럼 잘 만들어지고 있는 디앱들을 모셔오면 될 일입니다. 마케팅 능력 하나만으로 이미 트론은 스팀 블록체인을 훨씬 압도하고 있고, 스티밋과 동일한 PoC가 트론에 있으면 굳이 스팀 블록체인만 고집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 그리고 커뮤니티 멤버들에게는 동일한 수량으로 Tronit에서 활동할 수 있는 TRC20 토큰을 발행해주면 됩니다. 거래소들의 상장 협의는 트론 재단이 할 일이구요.

  • 트론 재단에서 이런 작업들을 시작하면, 스팀 블록체인을 지키기 위해서 소프트포크를 감행했던 사람들은 뭘 할 수 있습니까? 애그로드나 야밥은 스팀 블록체인의 메인 증인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트론 생태계는 쳐다도 안 보겠다고 할 수 있을까요?

  • 커뮤니티의 로열티는 냉정하리만큼 경제적 인센티브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잠시 잊은 것 같습니다. 아니면 그걸 모르는 것일 수도 있구요.

#4. 가장 무서운 시장 원리


  • 저스틴썬과 트론 재단은 탈중앙화, 검열저항성 같은 이념적 가치 보다는 시장가치를 중시하는 실리적 입장입니다. 커뮤니티와 생태계 확장의 정당성 또한 시장에서 살아남았느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하고 있구요.

  • 몰래 다른 증인들을 세우고 스팀 블록체인의 거버넌스를 지배하는 것은 별로 그들의 선호하는 사업 스타일이 아닐 것으로 예상됩니다.

  • 증인들이 제일 신경써야 할 부분은 우리는 스팀 블록체인의 현재 거버넌스를 존중하고, 과감히 우리가 취득한 STEEM을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Steemit Inc와 함께 트론 메인넷에서 새로운 블록체인 SNS Tronit을 구축해 나갈 것이고, STEEM홀더들에게는 동일한 수량으로 보상한다는 발표를 하는 것입니다.

  • 즉, 커뮤니티에게 시장원리를 통해 선택권을 주는 것이죠. 그리고 저는 증인들이 날을 세우고 현재의 지위를 남용함으로써 신뢰성에 흠결을 입히는 결정들을 할수록 이 시나리오의 실현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5. 홀더들에게 영향은?


  • 개인적으로 STEEM홀더들에게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꼭 나쁘다고만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외적으로 대인배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스틴썬이 "아몰랑" 하고 내빼는 일은 없을거라 생각하거든요.

  • 계속해서 증인들이 날을 세우고 카르텔을 공고히 하려 할수록 홀더들에게는 반대급부적으로 선택권이 생길 겁니다.

  • 바보처럼 스팀 블록체인의 거버넌스가 망해간다는 신호를 스스로 만들지 말길 바랍니다. 저건 자랑스러워 할 일이 아닙니다.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죠.